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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예술과 삶: 마이너리티 아티스트 7인 이야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05)

등록일: 
2020.03.13
조회수: 
1220
저자: 
이동연
가격: 
13,000원
자신의 삶과 예술을 스스로 결정하고 
항상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연대하는 소수집단의 예술가, 마이너리티 아티스트
그들의 삶과 예술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

2011년 1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이 세상을 떠났다. “쌀과 김치가 있으면 조금 더 얻을 수 있을까요?”라는 쪽지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었던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예술인들의 열악한 상황이 이슈화되었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른바 ‘최고은법’이라는 예술인복지법까지 탄생했다. 하지만 예술인들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18년 서울시가 1,000명의 문화예술 관련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월 평균수입은 150만 원 정도였으며 정기·지속적인 일감이 없는 예술인이 50퍼센트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예술인의 권리와 복지를 보장하고 다양한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 예술가의 삶의 환경은 넉넉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먼저 우리 사회가 가진 두 가지 편견에 맞선다. 첫째, 예술가들은 가난하지 않다는 편견이다. 예술을 전공해서 대학에 가려면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중산층일 것이라는 논리다. 둘째, 예술가들은 가난해도 괜찮다는 편견이다. 예술가들은 자신이 좋아서 예술을 하는 것이니 예술가로서 가난한 상황은 불평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네덜란드의 미술 비평가이자 작가인 한스 애빙 교수의 말을 빌려, 이러한 생각은 예술가를 착취하기 위한 논리일 뿐이라고 말한다. 예술가는 부자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난한 게 당연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대다수 예술가가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삶을 산다. 저자는 여기서 비주류, 즉 마이너리티란 말은 반드시 가난하고 힘없고 불쌍한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며, 자신의 계급적, 세대적, 성적, 성차(Gender difference)적, 지리적 정체성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는 삶을 사는 이들을 ‘마이너리티 아티스트’라고 정의한다. 한국 사회에서 마이너리티 아티스트는 스스로 소수자로서 살겠다는 의지가 강하며, 동시에 예술 시장의 구조적 조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수자로 낙인찍히는 구별 짓기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마이너리티 아티스트의 의미를 이해하고 긍정하는 예술가 일곱 명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지만 대학 졸업 후에 다른 전공을 가진 청년 예술가들과 함께 세월호 유가족과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백정미, 홍대에서 인디 가야금 연주자로 활동하며 국악의 활동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뮤지션과 함께 공연활동을 하는 정민아, 세월호와 강정마을, 광화문 예술인 캠핑촌 등 재난 현장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재난예술, 현장파견 예술행동을 벌이는 조각가 나규환, 오랫동안 만화계에서 활동하면서 만화의 사회적 실천을 위해 수많은 현장에서 캐리커처를 그려 주는 만화가 이동수, 그리고 성소수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술평론가 임근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김일란, 그리고 ‘첩첩산중’, ‘잔다리 페스타’, ‘디엠제트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등 공연예술 분야에서 독립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김미소 등 자신의 현장에서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의 예술과 삶을 조명한 이 책은 단지 개별 예술가를 인터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예술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를, 예술가가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마이너리티 아티스트는 예술 노동, 예술행동의 실질적인 의미를 삶의 현장에서 찾고자 하는 이들이다.”


✽✽ 『예술과 삶』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인권 소외 지대에 놓여 있는 소수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이야기로 엮은 서울연구원의 기획 시리즈이다. 한 사회의 인권 상황은 차별받고 힘없는 소수자(minority)의 삶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알아야 이해하고, 공감해야 공존할 수 있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는 소수자이다.

 

목차: 

프롤로그 _ 마이너리티 아티스트란 누구인가 

1장 눈물 닦아 주러, 같이 울러 갑니다 - 라이브 퍼포먼스 청년 기획자 백정미 
• 청년 작곡가로서의 고민들
• 사회참여-함께한다는 것, 당연하지 않나요? 
• 라이브 퍼포먼스와 예술행동
• 가난한 청년 예술가의 예술-삶
•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기 
• 다시 작곡가로서의 여정

2장 내 방식대로 재미있게 살아요 - 모던 가야그머 정민아 
• 가야금 연주자이자 싱어송라이터 
• 세월호 사건과 일상의 변화
• 국악계의 구별 짓기와 소수자의 삶
• 홍대 인디 신에서의 생존기
• 생계형 노동과 마이너리티 아티스트의 생성 
• 그녀의 예술과 삶은 진행형 

3장 재난 현장에서 예술을 발견합니다 – 조각가 나규환 
• 파견예술이란 무엇인가
• 파견예술가가 처음 달려간 곳, 대추리 
• 참사 현장을 예술의 장으로, 용산참사
• 파견예술의 장, 환경에서 노동까지 
• 삶을 성찰하는 장소, 세월호 파견예술 
• 실천적 예술운동, 광화문 예술인 캠핑촌
• 예술은 곧 삶에 대한 고민

4장 나는 거리에서 캐리커처 그려 주는 남자 - 시사만화가 이동수 
• 거리의 시사만화가 
• 그는 어떻게 시사만화가가 되었나 
• 아웃사이더로 만화운동에 참여하다 
• 현장에서 만화를 그리다 
• 더 작고 낮은 곳에서 캐리커처를 그린다
• 먹고살기 힘들어진 현실
• 마이너리티 아티스트란 누구인가 

5장 미술계의 세대교체를 돕는 성소수자 - 미술평론가 임근준 
• 미술계의 세대교체, 왜 필요한가
• 대안 미술공간과 공공 미술의 달라진 생태계 
• 성소수자로 커밍아웃하기 
• 미술활동과 성소수자 운동
• 예술인 복지를 바라보는 다른 생각
• 세대교체와 성소수자적 상상력

6장 마이너리티를 위한 다큐멘터리 연출의 힘 - 다큐멘터리 감독 김일란
• 내가 아는 김일란 감독
• 주목받는 다큐멘터리 감독
• 할리우드와 홍콩 누아르 영화에 미치다
• 문화연구에 관심이 많았던 영화학도
• 청소년 하위문화 현장 연구에서 기본을 배우다
• 다큐멘터리로 인권운동을 하는 ‘연분홍치마’
• 트랜스젠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
• <두 개의 문>을 만들게 된 사연
• <공동정범>이 말하고 싶은 것 
• 소수자를 위한 영화 만들기 

7장 공사다망한 독립 프로듀서의 삶 - 프로듀서 김미소
• 독립 프로듀서의 삶과 위상
• 국악, 혹은 국악전공자라는 이름의 불편한 진실 
• 새로운 세대가 생각하는 전통, 그리고 국악 프로듀싱의 세계 
• 도전하는 삶: ‘첩첩산중’에서 ‘DMZ 뮤직페스티벌’까지
• 신선한 프로젝트 〈두 사랑〉 
• 일의 산더미, 그러나 당당하게: 여성 독립 프로듀서의 길 

에필로그